웬디북 리뷰
한 아이가 고래를 보기를 소원합니다. 그러자면 몇 가지 필요한 게 있어요. 우선 지켜볼 창문이 있어야 합니다. 그 창문 밖으로 바다가 보여야겠죠. 이제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바다에서 고래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면 됩니다만, 이 고래가 언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 의자와 담요를 두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편안한 의자와 담요는 곤란해요. 깜빡 잠들면 고래가 나타났다가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 고래는 언제쯤 나타날까요.
고래를 기다린다는 아주 단순한 행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사색케 하는 그림책 《If You Want to See a Whale》입니다. 고래 대신 소망이나 꿈이라는 단어를 치환해도 무방한데요, 그러면 창문과 창문 밖으로 바다를 만든 후 잠들지 않고 고래를 기다리는 일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겠죠. 그저 고래를 찾는 일인데 왜 이렇게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걸까요. Julie Fogliano의 글은 정말 무심한 듯 하면서도 그냥 쉽게 지나치지 못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Erin E. Stead의 일러스트가 참 좋습니다. 칼데콧 수상작가인 그녀는 연필과 파스텔 그리고 색연필로 작업을 하는데요, 이 한없이 부드러운 느낌은 물을 그릴 때 특히 멋지게 살아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