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를 꼽으라고 한다면 Oliver Jeffers는 아마 다섯 손가락에는 반드시 들어갈 겁니다. 남들은 평생에 한 번 받기도 함들다고 하는 케이트그리너웨이상을 무려 네 번이나 수상했는데요, 카툰 같은 친숙한 캐릭터와 일러스트로 독자들을 유쾌하게 만들죠.
올리버 제퍼스는 글자와 그림의 관계성에 주목하는 작가입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책을 볼 때는 단순히 이야기와 일러스트만을 볼 게 아니라 문자가 일러스트의 역할까지 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의 다른 책 《A Child of Books》를 기억하신다면 그가 문자를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하실 거예요.
《Once Upon An Alphabet》은 아예 문자 자체에 집중한 그림책입니다. 112페이지에 알파벳 26자로 구성한 26개의 엽편을 담고 있는데요, 뒤통수 때리는 반전유머로 가득합니다.
이야기와 이미지를 통해서 알파벳과 관계 단어를 익히는 방식이라 기본적으로는 이제 막 글을 익히는 영유아들에게 어울릴 책이지만, 결코 유치하지 않은 초단편이라서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그래봐야 알파벳북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러기에는 품질이 너무 좋아서 선물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출판사에서도 이 책은 선물용이다! 하고 대놓고 광고를 할 정도로 제본이나 여러 면에서 훌륭한데요, 올리버 제퍼스쯤 되니까 이런 시도를 할 수 있고 또 반응도 뜨겁다고 봐야겠죠.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