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근래 뉴베리상 수상작을 보면 변화의 바람이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래픽노블이 목록에 들어있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어요. 올해(리뷰일 2016.11.28)도 선정됐는데요, Victoria Jamieson의 《Roller Girl》입니다. Roller Derby를 하는 열두 살 소녀가 주인공이죠.
롤러 더비는 미국에서 시작된 일종의 스포츠 격투기인데요, 아이스링크에서 쳇바퀴를 도는 쇼트트랙처럼 타원형의 트랙을 도는 것은 같지만, 점수를 내는 선수가 있고 이를 방해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데요, 얼핏 보면 조금 과격해보이기까지 할 정도로 격렬합니다. 이러한 스포츠이기에 이야기만큼 시각적인 면도 중요한데요, 따라서 전달력 측면에서는 그래픽노블이 월등할 수밖에 없겠죠.
이야기의 기본 줄기는 어린 소녀의 우정과 갈등 그리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인데요, 그 과정에 롤러 더비가 멋진 역할을 합니다. 열두 살 소녀 Astrid는 과격하지만 살아 있는 것 같은 롤러 더비를 배우고 싶어서 롤러 더비 캠프에 가려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친구 Nicole은 발레 캠프에 가겠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Rachel과 친하게 지내기까지 하네요.
롤러 더비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지만 새 친구와의 관계도 삐걱거리기만 하는데, 관심을 독차지하려는 욕구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경기를 통해서 팀워크를 배우고, 나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세상을 조금씩 배워나가며 성장해 갑니다. 내 삶의 주인공이 되는 방법을 말이죠.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굉장히 다이내믹합니다. 롤러 더비라는 스포츠도, 변화무쌍한 소녀의 마음도 말이죠. 그러면서 억지감동이 아니라 공감에 의한 눈물을 흘리게 하는데요, 뉴베리가 왜 그래픽 노블을 선택했는지 읽어보면 저절로 수긍하게 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