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현대문학의 걸작 《Death of a Salesman(세일즈맨의 죽음)》을 검색해보면 위키백과에 대략 아래와 같이 줄거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장 짧게 요약한 글이라 가져왔어요. 고전 중의 고전이라 줄거리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만 말이죠)
"주인공 윌리 로만은 이미 60세가 넘은 시대에 뒤떨어진 세일즈맨으로 아직도 보험이나 월부 부금(賦金)에 쫓기고 있으면서도 화려한 과거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시대의 패배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전직(轉職)을 희망하였다가 오히려 해고(解雇)를 당하고 아들에게 걸었던 꿈도 깨어진 후, 그는 가족을 위하여 보험금을 타게 하려고 자동차를 폭주(暴走)시켜 죽고 만다. 미국사회에 있어서 성공의 꿈을 지닌 비참(悲慘)한 희생자의 말로(末路)를 묘사한 작품이다."
미국의 양심이라고 불리던 극작가 Arthur Miller는 소시민의 삶을 주로 그려냈는데요,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와 아메리칸 드림을 고발함으로서 사회에 경종을 울렸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자료를 조금만 찾아보면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고요, 이 책이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유효한 것은 그가 고발한 자본주의의 폐해를 현재 우리 사회가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춘을 바쳐 일했던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온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벌어들인 돈으로 자식뒷바라지를 하지만 배신을 당합니다.
자신의 삶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강변하기 위해서 자살하는 장면은, 죽을 줄 알면서도 강물을 향해 돌진하는 나그네쥐의 모습과 다를 바 없습니다. 개인의 삶은 파편화되고 사회에 소비되면서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돈이 성공의 지표가 되어버려서 양심은 가져다 국 끓어먹을 수도 없는 이 시대, 원 작품은 미국의 대공황시대를 배경 삼았건만 어찌 이리도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지. 시대의 걸작은 위안을 준다고 하죠. 《Death of a Salesman》도 그러한데요, 특히 소시민의 삶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출판사인 펭귄 클래식에서는 이런 말을 또 덧붙이고 있습니다. 《Death of a Salesman》를 즐겁게 읽었다면 Tennessee Williams의 《A Streetcar Named Desire(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도 좋아할 거라고 하네요. 이 또한 붕괴되는 소시민의 삶을 그리고 있는데, 그냥 말론 브란도와 비비안 리가 출연한 엘리아 카잔(Elia Kazan) 감독의 영화로 보시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