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야구팀의 인재인 주인공은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부족함이 없지만 단 한 가지 약점이 있다. 그것은 말을 더듬는 습관 때문에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런 그가 방학기간 중 조부모의 농장에서 일을 하게 된 친구를 대신해서 신문배달을 하기로 했다. 본래 투수 출신이라 신문을 잘 던질 수 있어서 배달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매주 금요일마다 신문요금을 수금하러 가는 게 난관이다. 말을 더듬는 습관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자체가 스트레스다. 그러다 40년 간 선원생활을 했다는 스피로 아저씨를 만났다. 언제나 책을 읽는 그를 통해서 지혜를 배우고 자신감을 갖는다.
2014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인 Vince Vawter의 《Paperboy》입니다. 저자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조금 옛날인 1959년 남부인 멤피스 벨이 배경입니다. 간단하게 줄이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말을 더듬는 주인공이 자신감을 얻는다는 성장소설인데요, 그 과정에 펼쳐지는 이야기가 참 다채롭습니다.
야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고 흑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으며 인터넷과 같은 정보전달매체가 없던 시절이라 신문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창구로 작용했던 시절이죠. 주인공이 신문배달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모습이 나오는데,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하며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왜 어른들은 자신을 사람대접을 해주지 않는지, 아이는 언제 어른이 되는지, 똑똑해지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이어집니다. 그렇게 소년은 서서히 성장해 나갑니다.
고민하는 소년을 통해 등장하는 사건들은 일견 평범해 보이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일상이 생생하고 또 선명하게 담겨 있습니다. 여기에 시간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까지 전해지는데요, 왜 이 작품이 뉴베리상을 수상했는지를 저절로 알게 되는 기분이 드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