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해와 달은 부부사이다. 하지만 해는 집이 아니라 바깥으로만 나돈다. 해의 둘도 없는 친구인 바다를 찾아가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게 못마땅해진 달은 차라리 바다를 불러서 집에서 놀라고 하는데, 그때 해는 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다는 한 번도 자기 집에 놀러온 적이 없다. 바다에게 물었더니 해의 집이 너무 좁아서 갈 수가 없단다. 괜히 자존심 상한 해는 달에게 집을 크게 짓자고 한다.
그렇게 집을 엄청 커다랗게 지은 후 바다를 초대한다. 어쩐지 미심쩍지만 해의 초대에 응한 바다는 자신의 친구들도 함께 데리고 간다. 역시나 바다의 생각처럼 해의 집은 좁았다. 바다와 함께 간 친구들이 너무 많다보니 집주인인 해와 달은 앉을 자리가 없다. 그래도 손님은 맞아야 하니 둘은 지붕위로 쫓겨나는데, 그래도 계속해서 밀려오는 바람에 둘은 위로, 위로, 위로…… 하늘 끝까지 올라가 버렸다.
아프리카에서 전래되어 오는 이야기 《Why the Sun and the Moon Live in the Sky》입니다. 해와 달은 왜 하늘에 떠 있는 걸까? 전래된 이야기라고 하는데 정말 기발하고 독특한 상상력입니다. 그리고 해와 달과 바다를 의인화한 일러스트가 상당히 독특한데요, 아프리카 특유의 기하무늬의 느낌도 있고 여백의 미도 살아 있는 일러스트가 상당히 훌륭하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