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1848년, 미국 버몬트 주 캐번디시에서 발파작업을 하던 작업반장 Phineas Gage는 아주 끔찍한 사고를 당한다. 바로 쇠막대가 머리를 관통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지 않고 11년을 더 살았으니, 그 이후 의학계와 뇌 과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열심히 일하는 한 편 유머감각도 뛰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사람이 성격과 행동은 물론이고 사고방식까지 완전히 바뀌어버렸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란 어떤 작용을 하는 것인가.
19세기 중반에 있었던, 의학과 뇌 과학의 지식기반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린 실제사건을 훑어보는 어린이 필독교양서 John Fleischman의 《Phineas Gage: a Gruesome But True Story About Brain Science》입니다. 의술이 미비했던 당시에 어떻게 치료를 했고, 그 이후 성향까지 완전히 변해버린 사람을 통해 뇌가 사람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분석하며, 오늘 날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는 책입니다.
현대의학과 과학이 아직까지 미개척지로 남겨둔 분야가 뇌죠. 방금 본 것도 금방 잊어먹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무엇이든 보기만 하면 다 외우고 마는 초인적인 기억력의 소유자도 있습니다. 음악과 미술 등 예술분야에서도 초인적 재능을 선보이는 사람도 있으니 이런 사람들의 일부는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로 영국의 천재화가 stephen wiltshire나 100만불 현상금이 걸린 밀레니엄 문제를 풀어낸 러시아의 수학자 그레고리 페렐만과 같은 사람도 서번트 증후군이죠. 그런데 서번트 증후군은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외상 후 갑자기 생겨나기도 합니다. 뇌는 그만큼 신비한 것이죠. 이처럼 심오하디 심오한 뇌를 살펴보는 책이 《Phineas Gage: a Gruesome But True Story About Brain Science》입니다.
책이 전반적으로 딱딱할 것만 같은데다, 해골이 표지에 있고 내용도 쇠막대기가 사람의 뇌를 관통했다고 하니 읽기가 좀 저어되는 느낌이 있죠. 하지만 이런 으스스한 표지와 달리 한 편의 굉장히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입니다. 또한 속도감 있는 전개로 금방 책을 덮게 되는데요, 얼마나 재미있는지는 수상목록만 봐도 알 수 있겠죠? 어디 이런 종류의 책이 또 없나……하고 살펴보게 되네요.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