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종교학과 동물학을 전공한 Pi는 인도의 유복한 가정의 열여섯 살 소년이었다. 언제나 웃음이 끊이질 않는 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 Pi는 아버지가 동물원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동물학을 전공했으며, 신에 대한 궁금증으로 힌두교와 이슬람교, 기독교를 모두 믿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캐나다로의 이민을 결정하셨다. 인도의 상황이 그만큼 나빠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운영하던 모든 동물들을 미국의 대형 동물원에 팔아버렸고 온 가족은 동물들과 함께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넜다. 그러던 중 원인불명으로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구명보트에는 자신과 함께 오랑우탄, 하이에나, 얼룩말 그리고 벵골호랑이 한 마리가 타고 있었다. 결국 남은 것은 벵골호랑이와 자신. 살기 위해서는 벵골호랑이를 길들여야 한다.
227일간의 태평양 표류기, 식인을 서슴지 않는 벵골호랑이와의 기막힌 동거를 그린 이야기 《Life of Pi》입니다. 《독서의 역사》로 유명한 세계적인 독서가, 장서가, 작가인 Alberto Manguel이 “소설이라는 예술이 죽어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Yann Martel의 《Life of Pi》를 읽어보라”는 말로 극찬할 정도로 뛰어난 작품인데요, 읽어보면 정말 세상에 이런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배가 난파하면서 시작된 모험, 표류 중에서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고난에 대한 끝없는 사색과 고민 등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채식주의자인 그가 살기 위해 육식을 해야 하며, 곁에는 쉴 새 없이 목숨을 위협하는 호랑이가 있습니다. 철학, 신학 등 고민과 성찰이 없다면 하루라도 버티기 힘들겠죠.
구명보트라는 한없이 좁은 공간이 이렇게도 광활하게 느껴지다니 정말 이건 필력이라는 말로도 설명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