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세 아이가 커다란 상자로 집을 만들고 놀이를 합니다. 그러다 다른 아이가 아빠에게 붙들려 집으로 가고 한 아이만 남습니다. 어둑해진 밤, 홀로 상자를 지키지만 두렵기만 합니다. 이때 아이에게도 엄마아빠가 찾아옵니다.
그런데 《King Jack and the Dragon》에서 이 과정은 이렇게 표현됩니다. 상자는 임금이 사는 성이 되고, 성을 빼앗기 위해 찾아온 적은 Dragon입니다. 다른 아이가 아빠에게 붙들려 가는 건 거인에게 끌려가는 상황이 되죠. 참으로 아이의 상상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아이들의 즐겁고도 소중한 시간은 이렇게 놀이로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족 : 읽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King Jack and the Dragon》를 읽다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생텍쥐페리는 양 한 마리를 그려달라는 어린왕자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자 그냥 상자를 하나 그려줍니다. 그리고 이 안에 네가 가지고 싶어 하는 양이 들어 있다고 하니 어린왕자는 환하게 웃으며 좋아합니다. 아이와 어른의 사고체계는 이렇듯 판이하게 다릅니다. 어린왕자의 한 대목을 더 인용하자면 아이들은 ‘창틀에는 제라늄이 피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들이 놀고 있는 고운 붉은 벽돌집을 보았다’고 하지만, 어른들은 ‘십만 프랑짜리 집을 보았다’고 해야 훌륭하다고 부르짖습니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각박한 현실에 부대끼다 보니 상상력이 없어져버린 겁니다. 합리적, 효율적 삶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수치화하고 계량화하다보니 어느 순간에 상상하는 법을 잊어버린 겁니다. 어른이 될 때까지도 상상력과 창의력을 잃지 않았으면 참 좋았겠다 싶어요.
- 기본적으로 내용이 동일한 내용으로, 기존 하드커버의 사진을 이용합니다. 지금 판매되는 책은 "페이퍼백" 판형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