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원하는 게 있어도 표현할 길이 없어 언제나 울기만 하던 아기가 이젠 수백 개의 단어로 또박또박 말을 합니다. 멀건 이유식만 먹던 입으로 이젠 고기도 씹어요. 내내 칭얼대기만 하고 안 해준다고 화만 내던 아기가 심부름을 비롯해서 엄마의 가사활동에 도움을 주기도 해요. 아기는 이제 무조건적으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아요. 양치도 하고 스스로 할 일을 하며 그렇게 사랑스러운 소녀로 자라납니다.
《When I Was Little; A Four-Year-Old's Memoir of Her Youth》는 말 그대로 네 살짜리 꼬마 숙녀가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입니다. 애가 무슨 회상이냐고요? 뭐, 실제로 텔레비전을 보다가 가끔 실소가 터지는 장면도 이렇습니다. 한 꼬마가 “쯧쯧,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말이야…….” 하면서 마치 세상을 수십 년 산 것처럼 말할 때 말이죠.
그런데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때 그러지 않았나 싶어요. 어쨌든 지나간 세월은 있거든요. 회상은 결코 게 잘못된 건 아닙니다. 성장하고 있다는 증표이니까요. 자신의 과거를 반추할 수 있다는 사고력 확장의 표시이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When I Was Little; A Four-Year-Old's Memoir of Her Youth》는 정말 깜찍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나서 “너 어릴 때 말이야” 이렇게 대화의 시간을 가지고 나면 정말 환상적일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도 잠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Jamie Lee Curtis라는 이름이 무척 낯익죠. 맞습니다. 영화배우 Jamie Lee Curtis입니다. 영화배우 가족이자 ‘My Girl’ ‘할로윈’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 등의 바로 그 배우입니다. 이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훑어보면 중심은 언제나 가족영화이며 따뜻한 시선의 소유자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그녀의 부드러운 감성은 영화보다는 동화에서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나 싶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