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두 마리의 개미를 통해 Chris Van Allsburg의 유쾌한 상상을 마음껏 자랑하는 《Two Bad Ants》입니다. 집나간 두 개미가 귀가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로,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별 것 아니다 싶은 게 개미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다를 수 있겠다 싶어 그 기막힌 간극에 웃음이 터져 나오죠.
이야기는 여왕님께서 수정을 하나 먹은 데에서 시작합니다. 이렇게나 달콤한 게 있냐고 또 먹고 싶어 하시는데, 우리의 충성스런 개미부대원들은 여왕님의 입맛을 위해 당연히 모험을 합니다. 숲(잔디)을 지나 산(벽돌)을 넘고 도착한 곳은 바로 설탕통. 여왕님께서 맛있다고 그렇게 찾았던 수정은 바로 이 설탕조각이었던 거죠.
다른 충성스런 개미들은 영차영차 설탕조각을 가지고 귀가하는데, 두 마리의 개미만 남았어요. 아예 설탕통에서 달달한 걸 먹고 살겠다는 거죠. 하지만 이 희망은 무참히 꺾여버리고 마는데요, 사람에 의해 삽(티스푼)에 담겨 검은 호수(커피)에 빠져버리고 만 거죠. 우여곡절 끝에 검은 호수에서 겨우 빠져 나오는가 했더니 이젠 지옥 같은 불구덩이(토스터)로 휘말려 버렸네요. 이일을 어찌할까요.
참으로 별 것 아닌 소재인데 발상의 전환과 눈길을 사로잡는 일러스트로 재미를 더하는 《Two Bad Ants》인데요, 개미의 입장에서 인간의 이 물건은 어떻게 보일까를 상상해보는 참 흥미롭습니다.
흔히 개미는 2차원, 인간은 3차원에서 산다고 하죠. 존재의 규모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개미의 시선에는 인간이란 존재의 유무를, 아니 존재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비록 1단계에 불과하지만 저차원의 생물이 고차원을 이해할 수 없는 가장 쉬운 설명이라고 하네요. (어디서 읽었는지, 정확한지 조차 기억이 가물거려서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T_T)
어쨌든 Chris Van Allsburg도 이런 생각을 해봤던 게 아닐까 싶고, 생각을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구현해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부럽기도 해요.
뭐, 주제는 ‘집이 최고다!’ 또는 ‘집 나가면 고생’이 아닐까 싶네요.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