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지난 2008년 영화로 제작돼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음악상을 수상한 영화와 동명의 원작인 Ian McEwan의 《Atonement》입니다. 1930년 영국 시골의 한 저택에서 벌어진 사건 그리고 어린 소녀의 오해로 인해 형벌의 수렁으로 빠져드는 전도유망한 의대생의 이야기인데요, 영화는 정말 가슴 먹먹할 정도로 아름다운 장면으로 어떻게 이토록 강렬한 내용을 담아낼 수 있을까 놀라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죠. 원작소설은 영상미가 없는 대신 러닝타임의 제약을 벗어 던지고 농밀한 묘사와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독자를 매혹시키고 있습니다.
저택의 가정부의 아들인 전도유망한 의대생 로비는 강간범의 누명을 쓰게 됩니다. 이제 막 성인의 욕망을 탐하기 시작하는 열세 살 어린 소녀의 상상력 때문에. 이것이 그들의 관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리고 욕망이라는 괴물이 내면을 어떻게 잠식하는지를 사정없이 드러내고 있는데요, 이러한 폭력성은 2차 세계대전에서 광기로 물든 전장과 결부돼 인간의 폭력성을 냉엄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도 치열할 정도로 아름다운 문장으로 말이죠.
영화로 받은 감동을 원작 때문에 퇴색될까 두렵다는 건 일찌감치 접어두셔도 됩니다. 원작보다 나은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는 진리대로, 훨씬 더한 감동을 가져올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