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Mog 시리즈로 유명한 Judith Kerr의 자전적 동화 《When Hitler Stole Pink Rabbit》입니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동화로 풀어놓은 작품인데요, 제목에서 거론되는 Pink Rabbit은 나치의 마수를 피해 파리에서 극적으로 피했던 그 순간에 어쩔 수 없이 놓고 와야 했던 인형입니다.
저자 Judith Kerr는 극중에서 Anna로 나오는데요, 스위스로 떠난 자신을 제외하고 모든 가족은 영국으로 향합니다. 졸지에 이산가족이 됐으니 전쟁이라는 참화 속에서 온갖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When Hitler Stole Pink Rabbit》의 미덕은 이런 고난을 강조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베니니’가 각본 주연 감독까지 맡아서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작품상을 받았던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E Bella, 1997)’와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나치의 홀로코스트라는 최악의 상황을 유머로 승화시켰던 이 작품과 상당히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더욱 슬픈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페이소스의 대명사 채플린의 영화처럼 이리 넘어지고 저리 넘어지는 그를 보며 눈물 흘리게 되는 것처럼 말이죠.
참고로 《When Hitler Stole Pink Rabbit》은 두 편의 후속작이 있는데요, 하나는 전쟁 중주인공 Anna의 영국생활을 그린 ‘The Other Way Round'가 있고, 다른 하나는 전쟁이 끝난 후 베를린의 생활을 그린 ’A Small Person Far Away'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