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차기 교장의 자리를 노리는 교감 레온 선생은 그의 심복이자 학생인 아치를 통해 초콜릿을 팔아 기금을 마련하려 한다. 아치는 자신의 조직인 야경대를 통해서 초콜릿 판매에 나서고, 학교 아이들은 싫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간다. 그러던 중 아치는 주인공 제리를 골탕먹이기 위해 그에게는 일정기간 동안 초콜릿 판매를 거부하라고 시키는데, 시간이 지남에도 계속해서 제리가 초콜릿 판매를 거부하자 아치와 교감인 레온도 당황하게 된다. 이일로 제리는 영웅이 되고, 교감선생 레온은 제리를 영웅으로 놓아둘 경우 자신의 야심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아치를 통해 파멸로 몰아넣는데…….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히친스의 ‘아웃사이더’와 더불어 영미권에서 3대 청소년 소설로 꼽히는 책 《The Chocolate War》입니다. 행복한 기분만 가득할 것 같은, 달콤한 이야기가 가득할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주제는 상당히 무거운 편인데요,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참으로 놀라워서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The Chocolate War》를 읽고 나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가장 쉬운 예로 ‘공익제보자’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우리 사회의, 조직의 건전성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내부 비리를 공개한 ‘공익제보자’에게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영웅시하며 그의 용기에 박수를 치지만, 끝내 공익제보자는 보호받지 못하고 도태되어 버립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제보자를 배척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익을 위해 나섰던 용기는 만용이 되고 끝내 손가락질을 당합니다.
이러한 제도적 불합리함을 《The Chocolate War》는 주인공 제리를 통해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웅이 되고자하지 않았고 단순히 자신의 원칙대로 살고자했을 뿐인데 상식이 지배하지 못하는 사회는 그를 허물어뜨립니다. 너무나 처절해서 지켜보는 마음은 분노로 인해 뭉개질 것 같습니다.
《The Chocolate War》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러한 분노를 가슴에 심어준다는데 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꿈꿨던 한 대통령은 “나하고 가까운 우리에게만 따뜻한 사람이 아닌, 넓은 우리에게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따뜻한 사람은 분노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여러 가지 사정과 이유를 핑계로 불편·부당함에 대해서 외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슴 한 구석에 세상의 거짓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다면 결국 사회는 전진할 겁니다.
+ 1974년 뉴욕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
+ 전미 도서관협회 선정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