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노예해방이 이루어진 19세기 말 하지만 여전히 인종차별이 극심한 가운데, 백인들의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흑인 가족이 있다. 소작농으로 힘겹게 하루하루 연명하던 중 굶주리던 가족을 위해 아버지는 도둑질을 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풍기는 돼지고기로 만든 소시지 냄새에 아이의 행복은 최고에 달한다. 태어나 두 번째로 맛보는 소시지는 천국의 맛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아침식사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보안관과 함께 나타난 백인들이 소시지 창고에서 아버지의 옷자락을 발견하고 아버지를 잡으러 온 것이다. 수갑을 차고 끌려가는 아버지 뒤로 개 Sounder가 뒤쫓아 가는데, 결국 Sounder는 총에 맞아 귀와 한쪽 눈 그리고 다리마저 하나를 잃은 채 쓰러진다.
가난으로 인한 고통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아이-흑인 가정사를 통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 William Howard Armstrong의 《Sounder》입니다.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그 시대의 절박함이 생생하게 녹아있는 내용으로, 아버지의 삶과 Sounder라고 불린 개를 절묘하게 오버랩시켜 풀어나가는 굉장한 수작입니다. 1970년 뉴베리 수상작인 《Sounder》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감동은 물론이며 희망으로 가득한 옹골찬 주제의식까지 품고 있는데요, 스누피로 널리 알려진 비글종의 Sounder와 아버지의 기구한 운명을 통해서 시대의 모순을 비판하고 있습니다만, 그보다는 어떠한 질곡과 고난도 이겨나가려는 아이와 엄마의 모습을 통해서 삶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