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중세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그 시대 전반을 알려주는 기묘한 희곡작품 《Good Masters! Sweet Ladies! Voices from a Medieval Village》입니다. 중세시대는 최상위에 영주가 있고 그를 보필하는 기사와 마을을 구성하는 백성들이 있죠. 이러한 사회의 구성원을 일일이 소개하기보다, 아이들의 대화와 관계를 통해서 잔잔하게 보여줍니다.
희곡이라는 독특한 구성이 뉴베리상을 받았다는 것도 이색적인데요, 그만큼 형식과 내용면에 뛰어납니다. 희곡은 기본적으로 리딩을 위한 형식이기에 리듬감과 라임이 살아있는데요, 더불어 내용도 굉장히 출중합니다.
영주의 조카 Hugo는 남자로 인정받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거친 사냥을 해야 하고, 이런 그를 마음에 둔 채 볼 때마다 얼굴을 붉히는 대장장이의 딸 Taggot이 있습니다. 아버지처럼 멋진 기사가 되기를 소망하지만 찢어지는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도승이 되어야 할 Simon과 이 외에도 가죽공방의 아이, 유리공방의 아이, 물레방앗간의 아이 그리고 소작농의 아이 등이 있습니다. 이런 각각 계층의 아이들의 모습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중세시대의 풍습과 문화, 그 시절의 의료 체계와 농사제도 등을 독자의 눈앞에 재현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사서 출신인 저자 Laura Amy Scholitz는 학교 연극에서 자신의 배역에 고민하는 아이들을 위해서 캐릭터별로 같은 비중과 분량으로 희곡을 썼는데요, 《Good Masters! Sweet Ladies! Voices from a Medieval Village》는 의미마저 뛰어나다고 하겠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