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엄마아빠가 이혼하고 각자 새 살림을 차렸다. 엄마아빠는 모두 Andy가 자신의 집에서 살기를 바라는데 사실 Andy는 함께 살기를 소망한다. 안타깝게도 현실이 그렇지 못해서 두 집에서 살겠다고 하고, 그렇게 Andy는 일주일은 엄마네 집에서 또 일주일은 아빠네 집에서 살게 되었다.
엄마아빠는 모두 각자 재혼을 해서 새로운 가족이 있었다. 엄마네 집에는 의붓아버지 외에 세 명의 아이가 있고, 아빠네 집에도 동생을 임신한 아줌마 외에 세 명의 동생들이 더 있다. 지금까지 엄마아빠의 슬하에서 무남독녀로 자라 사랑을 독차지했던 Andy는 이제 그 사랑을 전부 받지 못한다. 아니, 양쪽 집에서 소외감을 느낀다. 두 집 살림을 하다 보니 학교 준비물 빠뜨리는 것은 예사며 성적도 쭉쭉 떨어진다. Andy는 그저 예전처럼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이혼율은 OECD 회원국 중 1위죠. 엄마네 집과 아빠네 집을 오가는 아이들도 그만큼 늘어난 건데요, 외국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 집의 일이 아니더라도 이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 된 거죠.
Jacqueline Wilson의 《The Suitcase Kid》는 바로 이런 상황에 처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 아이는 Nomad처럼 사랑을 찾아 떠돌고 있습니다. 그저 자신의 처지를 대변하는 것은 Suitcase 밖에 없는 거죠.
내용은 다소 무겁지만 저자 Jacqueline Wilson은 심각한 이야기도 즐겁게 풀어나가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죠. 경쾌하게 페이지가 넘어가는데요, 이 책의 독특한 구성도 경쾌함에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A, B, C, ……, Z까지 알파벳 구성으로 소제목을 달아놓고 진행하는데요, 이 점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