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동생의 탄생은 대체로 두렵고 불안한 기억을 동반한다. 나 역시도 동생이 태어나던 순간을 또렷하게 기억한다. 그때의 두려움과 불안도. 엄마는 병원으로 가시고, 대신 이모가 집에 오셔서 언니와 나를 돌봐주셨는데. 무엇이 그렇게 슬프고 무서웠는지 침대 이불에 얼굴을 박고는 하염없이 울었던 4살 시절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선명하다.
어린 아이에게 엄마의 부재는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하는 듯싶다. 아빠는 동생을 출산한 엄마를 데리러 병원으로 가시며 “Things were going to change”라는 말을 남긴다. 바뀔 거라고? 대체 무엇이? 안 그래도 엄마의 부재로 마음이 불안한 죠셉의 마음은 한층 더 불안해진다.
예술을 하려면 어린 시절로 돌아가라는 한 미학자의 말처럼, 아이들의 상상력은 추상 예술과 맞닿아 있다. 죠셉의 눈에 하나 둘 평소와 같지 않은 모습으로 변한 것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고양이로 변하는 물주전자. 악어로, 고릴라로 변하는 쇼파 하며, 사과로 변하는 자전거 타이어. 아이의 불안 기재는 사물에 대입되어 환상적으로 나타난다.
아빠가 말한 변화가 이런 것인가? 드디어 부모님께서 돌아오셨다. 문이 열리고 부모님이 동생인 아기를 안고 돌아오신 것이다. 새로운 변화란 다름 아닌 동생을 맞이하는 것.
마지막 장면에서 네 가족이 한 쇼파에 앉아 아기를 안고 대화하는 모습에서 동생의 출현이 낯선 “변화”이지만, “변화”의 실체는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닌 따뜻하고 흥분되는 것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자칫하면 동생의 출현이 큰 아이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질투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그를 넘어서는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할 것이다.
앤서니 브라운은 새 생명의 탄생을 암시하는 요소들을 책 곳곳에 숨겨두었다. TV위에 올려져 있는 액자의 변화, 알의 부화, 성모 마리아 등등. 이런 요소들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by rubad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