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앤서니 브라운의 책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가족상인 권위적이고 무뚝뚝한 아빠, 그리고 그런 아빠를 쏙 빼 닮은 아들들이 이 책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자전적 책의 느낌을 주는 이 그림책은 나이가 지긋이 든 노인이 자신의 삶을 바꾸어 놓은 “그날”을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빛 바랜 과거의 사진처럼, 기억은 빛 바랜 무채색 톤으로 시작된다.
엄마가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여 미술관에 가자고 제안을 한다. 마지못해 끌려가는 아빠와 아들들. 미술관에 들어섰다. 푸른 톤의 미술관 내부가 왠지 모를 낯설음, 딱딱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듯 하다. 엄마의 옷은 미술 작품을 보자 무채색 톤에서 점차로 색을 찾아간다. 아마도 유채색의 옷은 해당 인물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것일 거다.
작품을 즐기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편견과 불편한 마음에 짓눌려 누리고 있지 못한지를 말이다. 엄마에 이어서 나와, 형, 그리고 아빠도 점차로 색을 찾아가며 작품에 하나 둘 몰입하게 되며 즐기기 시작한다. 몰입하는 것은 비단 책 속의 등장인물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앤서니 브라운의 인도에 따라서 함께 그림을 파헤쳐 보고, 틀린 그림도 찾아보고, 과거의 모습을 현재화 해보기도 하며 하나 둘 명화에 대한 거부감을 버리고 그림을 읽는 법, 즐기는 법을 누리며 마음속 가득 피어나는 색색의 감정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미술관을 향할 때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미술관을 나서는 화목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가족 모습 속에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도 동일하게 화사하고 따뜻해져 있기를 기대해 본다. 미술관에서 돌아오는 길 형과 동생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the Shape Game”을 하며 돌아온다. 딱딱하게 굳어져 있던 사고를 벗어버리고, 어떤 모양도 무언가가 될 수 있는 shape game을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떨까.
by rubad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