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한국의 SF소설 마니아들에게 2017년과 2018년은 그야말로 깜짝 놀라 뒤집어질 소식이 전해진 해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윤하 작가가 SF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휴고상에 2년 연속 최종 후보에 올랐기 때문인데요, 안타깝게도 최종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정도로 반응이 폭발적입니다.
이런 그가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로 돌아왔는데요, 특이점은 한국 전래 신화인 구미호를 소재로 했다는데 있습니다. 주인공은 열세 살 Min으로, 꼬리 아홉 개 달렸다는 구미호 일족입니다. 읭? 뭔가 이상한 점이 느껴지죠? 우리가 알고 있는 구미호는 인간으로 변신을 합니다. 그런데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즉,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시대에 마법이 살아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인간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난에 찌들어 있는 행성에 사는 열세 살 소녀 Min은 모든 게 너무 싫습니다. 우선 너무나 빡빡한 가정규칙에 얽매이는 것도 싫고 참견하는 사촌들은 왜 이렇게나 많나요. 게다가 이모들은 내내 혼만 내는데, 그녀의 소원은 오빠를 따라서 우주부대에 들어가 이 지긋지긋한 행성을 떠나는 겁니다. 그러던 중 Dragon Pearl을 찾으러 떠났던 오빠 Jun이 실종되고 맙니다.
Space Opera라는 장르가 우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는 의미라서 어떻게 보면 SF 범주에 들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스타워즈나 스타트렉이 위상을 높이면서 오히려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것이 재미를 부각시킨다는 평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윤하 작가의 《Dragon Pearl》은 최상의 요건을 다 갖추고 있다고 봐야하겠는데요, 이러니 SF 관계자들이 탐을 낼 수밖에 없겠죠.
이 책의 출판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요, Rick Riordan Presents입니다. 《Percy Jackson Series》로 유명한 바로 그 Rick Riordan이 SF의 활성화를 위해서 설립한 출판사인데요, Rick Riordan Presents에서 올해 1월(2019. 1. 15)에 야심차게 출간한 작품이 《Dragon Pearl》입니다. 3부작으로 예정돼 있는데 어떤 식으로 펼쳐져 나갈 지, 그리고 한국의 신화가 세계에 얼마나 어필을 할 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