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티라노사우루스의 알이 다른 초식공룡의 둥지에서 부화했어요. 혼란이 벌어질 것은 빤한데, 어라? 뭔가 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무서워하기는커녕 덩치 큰 누나들은 생김새가 다른 아기공룡 티라노를 Drip이라고 부르면서 데리고 놀아요. 아기공룡 Drip은 그저 물풀이나 씹으면서 조용하게 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뻐꾸기는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먼저 깨어난 새끼뻐꾸기는 나머지 알을 떨어뜨려 살아남는다고 하죠. 그런데 티라노사우루스가 다른 둥지에서 깨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소 이견은 있지만 아무튼 티라노사우루스는 최강의 육식동물로 공룡 중의 공룡입니다.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질 만큼 무섭죠. 그런데 덩치만 보면 그럴 법도 합니다. 사나운 육식동물일 뿐이지 초식동물보다는 덩치가 조금 작거든요. 《Tyrannosaurus Drip Picture》는 이런 미묘한 부조화와 갭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머로 바꾼 작품인데요, Julia Donaldson와 David Roberts이 절묘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작가는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표현해줄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잘 만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루팔로》의 저자 Julia Donaldson와 David Roberts는 환상의 콤비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일반적으로 저자와 일러스트레이터가 분리돼 있을 경우 일러스트레이터가 조금 더 주목받는 경향이 큰데, Julia Donaldson은 운율이 살아 있는 기가 막힌 문장 때문에 독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편이죠. 아무튼 공룡을 좋아하는 모든 어린 친구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이야기임에는 분명합니다.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