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인류의 역사에서 서구문명이 대두된 건 몇 백 년에 불과하지만 현 시대에선 가장 확고한 헤게모니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유라시아 대륙의 사람들 외에 다른 대륙의 원주민들은 거의 멸족 수준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을까요? 진화생물학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Jared Diamond가 내놓은 명쾌한 해답이 바로 《Guns, Germs, and Steel: The Fates of Human Societies》인데요, 인류의 문명사를 과학으로 살펴본 역작 중의 역작입니다.
내용상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책의 주장 자체는 굉장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예컨대 아프리카 대륙과 같이 자원적 측면에서 축복받은 땅이 열강에 굴복하고 지배당하는 위치에 있던 이유로 인종차별적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하지만 Jared Diamond는 그 원인을 환경적 요인에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선사시대에서 현재 인류의 문명을 비교분석하고 가장 큰 원인으로 세 가지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바로 총기와 병균 그리고 금속이라는 겁니다.
무려 496페이지에 달해 첫 페이지를 넘기기가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술술 넘어갑니다. 무엇보다 논리의 전개가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인데요, 그의 과학적 식견에 감탄을 터뜨리다보면 어느 새 마지막 한 장이 남아있게 됩니다. 그야말로 문명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지적 탐험입니다.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