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이 세상에서 ‘권선징악’만큼 진부하고 뻔한 주제는 없다. 나이가 들어 지켜본 사회 또한 권선징악을 부정할 사례로 넘쳐난다. 그러나 이 것은 좀 더 나이를 먹고 세상과 부딪혀가며 느껴야 할 어두운 일면일 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행동양식의 규범이 되고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고전동화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The Goose Girl(거위 치는 프린세스)"은 너무나 유명한 그림형제의 동화가 원작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어 식상해 할 이야기가 Shannon Hale의 손에 의해 프린세스 4부작 中 1부로 재탄생했다.
동물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프린세스 Ani가 이웃나라로 시집을 가게 된다. 그러나 도중 시녀의 계략에 빠져 신분을 빼앗기고 거리로 쫓겨나고, 왕녀의 자리는 시녀가 대신 차지한다. 거리를 헤매며 자신의 신분을 되찾으려 하지만 여의치 않다. 하지만 이 세상에 슬픔만 가득하지 않은 것처럼 신분을 버렸기에 얻게 되는 기쁨도 있다. 바로 지위를 버리고, 재산, 출신이라는 외부환경을 버린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인간 그 자체를 사랑할 수 있게 된 것.
이것으로 끝나면 동화가 아니다. 우리의 주인공 Ani는 이제 어떻게 해서 자신의 자리를 되찾아올 수 있을까?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가 Shannon Hale이 뻔하디 뻔한 '권선징악'의 "거위 치는 소녀"를 어떻게, 얼마나 흥미진진하게 바꿔놨는지 확인해보자.
by 카탈루냐의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