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어느 날 하늘에서 신비한 별 하나가 마법의 땅 ‘스톰홀드’에 떨어진다. 그 때 빅토리아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트리스트 쏜은 그녀에게 사랑의 증표로 방금 하늘에서 떨어진 별을 가져오겠노라고 약속하고, 별을 찾아 금기의 땅 ‘스톰홀드’에 들어선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것은 별이 아니라 별의 여인 이베인이었다.
키스 한 번에 별을 따주겠다고 달려가는 뭔가 나사가 서너개쯤 빠진 정신나간 놈이 주인공입니다. 흔히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표현하는데, 《Stardust》가 딱 그렇습니다. 해피엔딩을 위해 퍼즐을 직조해 가는 전형적인 동화 전개방식이면서도 유치하지 않게 그리고 적당히 성인코드가 들어있는 것이 웃음을 억지로 참아가며 키들키들거리기 참 좋습니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모험담, 《Stardust》는 지난 2007년 영화로도 개봉했습니다. 트리스탄의 역에 요즘 잘 나가는 미남 배우 ‘찰스 콕스’이며, 별의 여인 이베인에는 줄리엣 ‘클레어 데인즈’입니다. 또 영원한 젊음을 찾는 마녀 라미아에 영원한 캣우먼 ‘미셸 파이퍼’가, 해적 셰익스피어의 역에 천하의 ‘로버트 드니로’가 맡았습니다. 엄청난 호화캐스팅이죠.
반응은 호불호(好不好)가 엇갈립니다. 3~7초마다 한번 씩 컷이 바뀌고 10초마다 한번씩 효과음이 나와야 하는 요즘 블록버스터 문법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유치하기 짝이 없다는 반응이지만, 기존의 뻔한 헐리웃 문법에 식상했던 이들은 참신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 배우들이 왜 이런 영화에 나왔을까 하는 의문도 가질 법한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작자인 닐 게이먼(Neil Gaiman)의 이름을 듣고 출연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닐 게이먼이 누구지? 하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면 샌드맨(The Sandman)의 저자라고 하면 바로 아, 그 사람?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래픽노블인 샌드맨은 만화 작품으로는 최초로 세계 환상 문학상(단편 부문)을 수상을 했고, 만화뿐만 아니라 다방면을 넘나드는 그의 작품 편력에 휴고상, 네뷸러상, 브램스토커 상 등 각종 수상이 후광처럼 빛이 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닐 게이먼은 ‘문학전기사전’에 이름을 올린 현재 생존하는 10대 포스트모던 작가가 됐죠. 내는 작품 모두가 영화화되었거나 영화화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Stardust》가 출간됐을 당시에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와 퍼블리셔 위클 리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책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신화환상문학상’을 다시 수상합니다.
닐 게이먼의 팬이라면 당연히 소장하고 있겠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재미를 안겨줄 지 알고 싶다면 《Stardust》로 궁금증을 풀기 바랍니다.
by 코코